SNS를 보다 마음이 가라앉는 건 비교 회로가 켜지기 때문이에요. 비교 상대가 골라 올린 편집본이라는 게 함정이에요. 다만 SNS 탓만 하기엔 반론도 있으니 강도를 낮춰 잡는 게 좋아요.
별일 없던 저녁인데 인스타 한 바퀴 돌고 나면 마음이 쪼그라들어요.
친구가 올린 여행 사진, 누군가의 합격 소식, 잘 차려진 카페 테이블을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지금 뭐 하고 있지' 싶은 기분이 훅 들어오거든요. 심리학에서는 이때 벌어지는 일을 사회적 비교라고 불러요.
이름을 알아 두면 좋은 게 있어요. 부러움이 올라올 때 속이 좁아서 그런가 하고 자기를 탓하는 대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한 발 떨어져 볼 수 있거든요. 이 마음이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SNS 탓이라는 설명이 어디까지 맞는지 같이 짚어 볼게요.
그 마음의 이름은 사회적 비교예요
레온 페스팅거가 1954년에 정리한 개념이에요. 1954년 원 논문의 첫 가정은 이래요. 사람에게는 자기 의견과 능력을 평가하려는 욕구가 있는데, 재 볼 객관적인 기준이 없으면 옆 사람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거죠. 이게 사회적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이에요.
비교는 방향에 따라 이름이 갈려요. 나보다 나아 보이는 쪽을 보는 게 상향 비교, 힘들어 보이는 쪽을 보는 게 하향 비교인데요. 이 구분은 페스팅거의 용어라기보다 이후 연구자들이 다듬어 정착시킨 쪽이에요.
| 비교 방향 | 주로 보는 대상 | 흔히 따라오는 감정 |
|---|---|---|
| 상향 비교 | 나보다 나아 보이는 사람 | 부러움, 위축, 자극 |
| 하향 비교 | 나보다 힘들어 보이는 상황 | 안도감, 미묘한 죄책감 |
피드에서 눈에 자주 걸리는 쪽은 윗줄이에요. 침대에서 라면 먹으며 아무것도 안 한 저녁을 정성껏 보정해 올리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잘난 프로필을 본 직후 자존감이 내려갔어요
보는 쪽이 한쪽으로 쏠리면 마음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한 연구가 있어요. 에린 보겔과 동료들이 2014년에 발표한 연구인데, 조사 두 개를 이어 붙인 구성이에요(APA PsycNet).
상관 조사에서는 페이스북을 자주 쓰는 사람일수록 특성 자존감, 곧 평소에 유지되는 자기 평가가 낮게 나왔어요. 그리고 이 관계를 상향 비교 노출이 매개했어요. 매개란 곧바로 작용하는 게 아니라 중간 고리를 거쳐 이어진다는 뜻이에요. 자주 쓴다는 사실보다, 쓰는 동안 위쪽만 보게 되는 게 연결 고리였다는 거죠.
두 번째는 실험이었어요. 한쪽 참가자에게는 활동이 활발하고 습관이 건강해 보이는 상향 비교 프로필을, 다른 쪽에는 활동이 적고 습관이 부실해 보이는 하향 비교 프로필을 보여 줬어요. 직후에 상태 자존감, 곧 그 순간의 자기 평가를 재 보니 상향 비교 쪽이 더 낮았어요. 프로필 한 장으로도 흔들린 거예요.
우리가 견주는 건 친구의 삶이 아니라 편집본이에요
여기서 제가 짚고 싶은 건 이거예요. 우리가 나란히 놓는 두 장은 애초에 같은 종류가 아니에요. 한쪽은 친구가 고르고 다듬어 올린 하이라이트고, 다른 한쪽은 편집을 거치지 않은 내 하루거든요.
공정한 시합이 아니었던 셈이죠.
화면 속 사람들과 나를 견주는 동안 머릿속에서는 남의 시선을 거울로 삼는 자아상도 같이 만들어져요. 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감각이, 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짐작과 뒤섞이는 거예요.
부러움이 올라오면 잠깐 멈추고 물어보세요. "이건 저 사람의 1년 중 며칠을 골라낸 장면일까?" 화면에 오르지 않은 나머지 날들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무게가 조금 덜어져요.
SNS 탓이라고만 하기엔 걸리는 숫자가 있어요
그런데 SNS가 마음을 망친다고 밀고 나가기엔 반대쪽 자료도 만만치 않아요. 에이미 오벤과 앤드루 프리지빌스키가 2019년에 발표한 대규모 분석이 대표적인데요(2019년 발표, 2007~2016년 조사). 영국과 미국의 청소년·보호자 30만 명 이상 자료에서, 디지털 기기 사용이 청소년 웰빙의 분산을 설명한 몫은 최대 0.4%였어요. 분산을 설명한다는 건 사람마다 웰빙이 다른 이유 가운데 얼마를 그 요인이 맡느냐는 뜻이라, 0.4%면 거의 자리를 못 맡은 셈이에요. Nature 자매지에 실린 논문이고요.
같은 자료에서 비교 대상을 바꿔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해요. 괴롭힘을 겪은 경험은 기기 사용보다 4.3배, 대마 사용은 2.7배 더 강한 부정적 연관을 보였어요.
저는 두 갈래가 서로 어긋난다고 보지 않아요. 2014년 연구는 상향 비교에 노출된 직후의 짧은 구간을 봤고, 2019년 분석은 기기 사용 시간이 전반적인 웰빙을 얼마나 가르느냐는 넓은 구간을 봤으니까요. 질문이 다르면 답도 달라지잖아요. 순간의 흔들림은 관찰되지만 그걸 인생 전체의 원인으로 키우면 과장이 된다는 정도가, 지금 말할 수 있는 선이에요.
그런데 이상한 게 하나 있어요. 좋아 보이는 사진을 열 장 넘겨도 마음에 걸린 한 장만 유독 오래 남잖아요. 아홉 장은 흘려보내는데 왜 하필 그 한 장만 남는지, 생각해 보면 얄궂죠.
원인 설명은 갈려도 대응은 할 수 있어요
원인을 어디까지 SNS에 돌릴지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갈리지만, 스크롤하다 마음이 내려앉는 현상 자체는 관찰돼요. 그러니 논쟁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도 손볼 수 있는 게 있어요.
먼저 비교 대상을 바꿔 보는 방법이요. 남과 견주는 흐름을 억지로 끊기보다, 어제의 나나 지난달의 나를 그 자리에 놓는 거예요. 이쪽은 보정이 안 된 자료라 견줘도 덜 다치는 편이에요.
피드를 손보는 방법도 있어요. 볼 때마다 마음이 내려앉는 계정은 미워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잠깐 음소거해도 괜찮아요. 프로필 한 장으로도 자기 평가가 움직였다면, 무엇을 눈에 걸리게 할지 고르는 일도 그만큼 작지 않다는 뜻이잖아요.
부러움을 정보로 읽어 보는 것도 도움이 돼요. 누군가의 여행이 부럽다면 쉼이 필요한 상황일 수 있고, 성취가 부럽다면 그 방향에 마음이 가 있는 것일 수 있어요. 여기서 쓰는 게 같은 장면을 다르게 해석하는 방법이에요. 감정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같은 감정에 다른 이름표를 붙여 보는 쪽이죠.
자주 묻는 질문
사회적 비교는 무조건 나쁜 건가요?
아니에요. 상향 비교가 자극이 되기도 하고, 하향 비교는 지금 가진 것에 눈길이 가게 만들기도 해요. 보겔의 2014년 연구에서 자기 평가가 내려간 조건은 상향 비교 정보에 노출된 쪽이었어요. 비교 자체보다 어느 쪽만 계속 보게 되는지가 갈림길이에요.
SNS를 아예 끊는 게 답일까요?
꼭 그렇진 않아요. 오벤과 프리지빌스키의 2019년 분석에서 기기 사용이 청소년 웰빙을 설명한 몫은 최대 0.4%였어요. 끊는 쪽이 맞는 사람도 있지만, 보는 방식과 시간을 조절하는 선택도 충분히 유효해요.
부러움이 들 때마다 자책하게 되는데 어떡하죠?
부러움은 잘못된 감정이 아니라 신호에 가까워요. 자책 대신 지금 뭘 원하는지 알려주는 단서로 읽어 보세요. 감정에 죄를 묻지 않는 것만으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요.
SNS가 마음에 주는 영향이 그렇게 작다는 게 사실인가요?
2019년 분석에서는 그렇게 나왔어요. 같은 자료에서 괴롭힘을 겪은 경험은 기기 사용보다 4.3배, 대마 사용은 2.7배 더 강한 부정적 연관을 보였어요. 다만 이건 전반적인 웰빙을 본 결과이고, 프로필을 본 직후의 짧은 흔들림은 따로 관찰돼요.
비교하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나요?
한 번에 사라지진 않아요. 페스팅거는 비교를 자기를 평가하려는 욕구에서 비롯한 흔한 반응으로 봤어요. 완전히 끄는 쪽보다, 올라올 때 알아차리고 흘려보내는 연습을 반복하는 편이 현실적이에요.
여기 소개한 두 연구에는 각각 한계가 있어요. 보겔의 2014년 연구는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2019년 대규모 분석은 상관을 본 것이라 기기 사용이 웰빙을 낮췄다는 인과로 읽기는 어려워요. 한국 이용자에게 그대로 옮기기 전에는 문화 차이도 감안해야 하고, 스크롤을 멈춘 뒤에도 기분이 오래 내려앉아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길 권해요.